1. 사물 그리기
오늘은 지난 시간 소개해드린 저의 취미생활 '소묘'를 배우는 과정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그림을 배우는 과정은 첫 번째는 사물 그리기입니다.
사물을 배울 때는 스케치하는 방법을 제일 우선적으로 익히게 됩니다. 사물을 보이는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원기둥인지 직사각형인지 파악하여 도형을 먼저 그리고 사물에 맞춰서 다듬어 가면 됩니다.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사물에서 도형을 찾아내어 그려나간다는 게 많은 관찰력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옆모습을 그린다고 했을 때, 자동차는 직육면체와 사다리꼴이 합쳐진 모양입니다. 직육면체 위에 사다리꼴을 올리면서 자동차의 틀이 완성됩니다. 그 이후에 원형 바퀴와 사이드미러를 그려주면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자동차의 방향에 따라서 자동차의 몸통 직육면체의 비율을 맞춰주어야 합니다. 자동차가 사선으로 세워져 있다고 하면 자동차의 앞면보다는 옆면이 많이 보여야 하고 자동차가 앞을 보고 서있다고 하면 옆면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직사각형을 그려주면 됩니다.
처음에는 비율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의 자동차가 그려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느낀 것은 그림에는 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사물의 사진을 보고 똑같이 그리는 것이 미션이고 똑같게 그려야지만 결과물의 완성도가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지만 취미라는 것이 처음부터 완벽함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다 보면 흥미를 잃어버린다고 생각합니다. 사진보다 조금 틀어지거나 크기가 달라지면 어떤가 라는 생각으로 배우는 것이 3년 동안 꾸준하게 그릴 수 있게 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하나의 사물을 가지고 다양한 방향에서 관찰하면서 윗면, 아랫면, 옆면 등 다양하게 시도해 보고 그려보는 게 많은 성장에 도움이 되는 거 같습니다.
2. 명암 표현하기
사물이 입체적으로 보이려고 하면 명암을 사용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사진을 보고 사진이 밝아 보이는 곳, 어두워 보이는 곳 그대로 따라서 명암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사진은 빛을 정면에서 비추어 찍는 거라 입체감을 현실적으로 나타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색을 입히기 전에는 빛이 오는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왼쪽, 오른쪽 어느 방향에서 빛이 온다고 정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중간톤, 밝은 톤, 어두운 톤을 그려낼 때 중간톤을 잘 사용할수록 밝은 톤과 어두운 톤의 조화를 이루어 그림이 자연스러워집니다.
명암을 배우는 시기에 가장 헷갈렸던 부분은 생각했던 것보다 선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선과 선이 만나서 면이 되고 면과 면이 만나면서 명암이 표현될 수 있는데 실수할 거 같은 두려움에 선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 그림이 지저분해 보이고 면이 꽉 채워 보이지 않아 어딘가 2% 부족해 보일 수 있습니다.
명암을 표현하는 순서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어두운 부분부터 잡아야 전체적인 명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고도 많이 하나 초보의 경우, 어두운 부분의 색감이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밝은 부분을 먼저 표현하였고 순서대로 중간 부분, 어두운 부분 순으로 그려나갔습니다.
3. 질감 표현
제가 여전히 잘하지 못하는 부분 중 하나가 질감표현입니다. 사물은 소재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가죽, 천, 유리, 나무껍질 등 질감을 표현해야 하는 사물 앞에서는 주춤하게 됩니다. 명암을 사용해서 질감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유리와 같은 투명한 물체는 비치는 사물과 그림자의 특성을 살려 명암을 표현하고 금속재질은 화이트영역과 블랙영역의 대비를 확실히 주면서 반짝이는 속성을 나타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껍질, 인형의 털 등과 같은 질감을 표현해 내는 방식들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질감을 표현할 때 창의성과 재능의 부족함을 많이 느끼곤 합니다. 표현하고 싶은 방식대로 느낌대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정형화된 것을 그리는 게 쉽다는 것을 느낄 때 속상해지곤 합니다.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질감표현을 하는 데 있어 연필을 바꿔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시중의 다양한 브랜드들의 연필은 각기 다른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 브랜드들의 연필의 느낌을 알고 섞어 사용하게 되면 질감표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질감표현을 잘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그림도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 개개인의 다양한 표현방식을 보고 응용하는 것도 좋은 공부라고 생각됩니다.